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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L'Universite d'Angers 교환학생 - 박유라
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10.10.29 13:17 | 조회수 : 5364

안녕하세요. 저는 사회학과에 재학중인 박유라입니다. 프랑스 앙제대학교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대학교 수업은 듣지 않고 학교 내 어학연수 기간에서 어학 수업을 들었습니다. 불문과가 아닌 저로서는 더 나은 방법이었습니다. 준비과정부터 가서 생활하고 여기 오기까지지 크고작은 문제들이 많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어학을 하기에 한학기는 조금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프랑스, 그리고 다른 유럽 국가들은 1학기때 부활절 방학을 포함해서 공부한 날보다 방학이 더 많았던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많은 방학이 있습니다물론 한학기도 저에겐 갚진 시간이었습니다.
 대학교 수업을 듣지 않았지만, 기숙사에 살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교환학생을 온 에라스무스(유럽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에라스무스라고 합니다. 영화도 있어요^^) 학생들과 함께 각자의 나라의 음식으로 파티를 하기도 하고 함께 문화 수업을 듣기도 했습니다.
 식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 한학기동안 어학실력을 향상시켜서 좋았다기 보다 다른 나라에서 다른 문화를 접하고, 그곳에 온 또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 어울리며 생활한다는 것이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프랑스에서 프랑스어를 하고 프랑스 문화를 느낀다는 것은 정말 제 인생에서 손꼽을만한 특별한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곳에서 살며 공부한다는 것은 여행하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이었고, 타지에서 외국인이기때문에 받는 대우와 오해들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월드컵 기간에 프랑스에서 외국인들과 축구경기를 함께 관람하면서 느꼈던 안타까움과 희열은 다른 때보다 더 심했던 것 같습니다.

 외국에 한번쯤 나가본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어딜가나 한국이 최고라는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특히 프랑스는 잦은 파업으로 버스, 기차, 지하철 등 끊기기 일수였고, 언제나 7시면 끝나는 상점들, 주말에는 문을 닫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우리나라에선 5분이면 끝날 프랑스에서는 끝이없는 행정 절차, 또 우리 또래의 젊은 사람들은 라디오에서 내일 파업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있으면 신나합니다. 마지막에 한국으로 오는 날 공항리무진도 파업이라서 안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 마지막까지 파업이구나.’이런 생각이 들어, 같이 택시를 타고가던 프랑스인에게 « 프랑스는 파업을 너무너무 많이해요. »라고 했더니 그 분께서 저에게 « c’est la France(이게 프랑스야) »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생각해보면 프랑스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파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땐 그 사람들의 문화이자 생활을 한국 사람인 저는 많이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준비과정
사실 가서 공부하는 것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이 더 많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비자가 늦게 나와서 같이 갔던 학생들과 저 모두 비행기를 취소하고 더 늦게 출발하는 항공권을 새로 샀으며, 비자 발급을 받으러 인터뷰하러 갔던 날도 지난 겨울동안 가장 눈이 많이왔던 폭설이 내린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에서의 학교 수업과정과 숙식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준비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마지막이 다되어 기숙사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곳에 무엇이 있고 없는지 몰랐던 저희는 그냥 인터넷에 의존해서 준비를 해갔는데 준비해갔던걸 제공해줘서 필요가 없다든지 꼭 필요한 걸 안 가져 갔다던지 했습니다. 돈이 많으면 그곳에서 모두 사도 상관은 없지만 아끼자는 차원에서 비행기 수화물 30kg까지 허가받아서 꽉꽉 채워갔었는데 생각해보면 조금 안타까운 면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더 힘들었던 것은 수업 등록을 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들러 학비를 내고 보험금을 내고 계좌도 계설하는 등 여러가지 절차를 거쳤는데, 정말 프랑스 행정 업무가 느리고 답답하다는 소리는 익히들어 알고 있었지만 정말 그정도일줄이야 ! 사실 잊고 싶은 기억이고 초반의 일이라 다 기억나지 않지만 매우 짜증나고 화가나고 한국으로 돌아오고싶었던 유일한 기억입니다. 우리나라의 공무원들 욕하는 사람들 다 프랑스 가보면 두말 않하게 될 것 같은... 그 사람들은 자기 일이 아니면 같은 직종에 있어도 어떤사람이 뭘 담당하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어서 만약 일이 어떤 과정에서 잘못되기라도 하면 몇시간동안 수십통의 전화를 해대며 겨우 해결합니다. 우리나라라면 5분안에 끝날 그런 일을 가지고. 그리고 가는 곳마다 수수료를 내며 장학금으로 받은 돈의 반을 학비와 행정 수수료로 다 냈다는 안타까운 현실이었습니다. 모두 다는 아니지만 거의 99%의 프랑스인은 자기일만 묵묵히 하고 고객 따위의 편의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프랑스에 가셨으면 좋겠네요..

 

-수업
제가 있었던 프랑스 Angers라는 도시에는 두개의 대학교가 있습니다. 국립대인 앙제대학교와 사립대인 가톨릭대학교 입니다. 어학연수를 하고자 하는 많은 외국인들이 가톨릭대학교의 어학여수 기관인 cidef에서 공부를 하지만, 저는 교환학생으로 갔었기 때문에 거의 한국인으로는 예의적으로 앙제대학교의 Cufco라는 곳에서 어학을 했습니다. 수업을 듣기 전에 단계를 나누기 위해(프랑스어도 영어처럼 자격시험이 여러 개 있는데 보통 그 시험의 단계에 따라 반을 나눕니다.) 시험을 보고 오리엔테이션을 합니다. 사실 저는 delf 2를 따고(교환학생 가는 기본 조건입니다) 갔음에도 불구하고 더 낮은 반을 들어갔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나름 기초부터 다시 제대로 공부했다는 생각이어서 많이 만족했습니다. 불문과 수업을 듣긴 했지만 혼자공부하며 디플롬을 얻었기 때문에 프랑스 현지 수준에서 저에게 맞는 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A1의 수업내용은 한국에서 A2와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화수업에서는 B2와 비슷한 것을 공부했습니다. 선생님이 같았다는 점도 무시하지 못하겠지만요.

우리가 있었던 그 어학 기관 자체가 중국인을 위해 설립된 것이라 중국인들이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우리나라나, 시리아, 아르헨티나 등 다른 나라의 학생들도 있었지만 거의 소수여서어느정도는 선생님들이 중국인들 위주로 수업을 하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몇몇 선생님들을 빼고는 정말 훌륭한 선생님들이셨습니다.

 

-기숙사

기숙사는 앙제대학 벨베이 캠퍼스 바로 옆의 벨베이 기숙사였습니다. 1 1실이고 한층에 하나의 공동 부엌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학생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고 종종 파티가 열리기도 합니다. 두개의 건물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데, 4개의 건물이 있고 2개의 기숙사가 있습니다. 공부방, TV, 세탁실 이 각 기숙사마다 하나씩 있고 우편함도 개인마다 주어졌고, 방안에 샤워기가 딸린 화장실이 있고 냉장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비행기를 연기했기 때문에 늦게 간다고 연락을 했는데 그것때문에 보름정도 아직 리노베이션이 안된 옛날 기숙사를 썼습니다. 지금은 그곳도 새롭게 바뀌고 있는 중이지만 제가 썼을 때만 해도5,60대 미국영화에 나오는 여관방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어 처음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었습니다.
다른 한국인들이나 중국인들을 보면 보통 시내에 집을 얻어 사는데, 우리는 교환학생으로 갔기 때문에 집을 구하는 고생도 하지 않았고 가격면에서 조금 비싸긴 했지만 깨끗하고편리한 생활을 할 수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기숙사에서 지내서 좋았던 것은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공동 뀌진에서 요리하며 각 나라의 요리를 맛볼 수있고, 그러면서 친구가 되서 부엌만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놀러도 가고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 기숙사 옆에는 라 꺄날 이라는 또다른 기숙사가 있었는데 그 곳이 시설면에서 더 좋았습니다.


-날씨

프랑스는 지역별로 날씨가 매우 다른데, 제가 지냈던 Angers라는 곳은 날씨가 매우 국제적이었습니다. 하루에도 비가 왔다가, 맑았다가, 우박이 내렸다가, 안개가 꼈다가, 바람이 불었다가 하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계속 됐습니다. 5월이나 되서 봄의 기운을 겨우 느낄 수 있었고 여름이 되어서도 맑은 날씨는 몇번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앙제에 있었던 동안 맑은 날은 겨우 10손가락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몇 달동안 계속 긴 소매 티를 입었고 마지막에 여행할 때와 맑은 날 한두번 정도 반팔을 입었던 것 같습니다. 남부 도시가 아니고서야 조금 쌀쌀한 날씨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여행

외국 생활을 함에 있어서 여행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철도는 매우 비싸서 여행을 자주가기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12세부터 25세까지 할인이 되는 12-50카드를 만들어 할인을 받아도 프랑스인들에게도 비싼 그런 가격입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단체로 한번 10euro에 몽생미쉘을 가기도 하고, 짬짬이 가까운 곳으로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갔습니다. 부활절 방학에는 저가항공을 이용하여 포르투갈과 보르도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년전 유럽여행에서 이미 다른 나라를 여행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프랑스를 돌아보며 불어도 써보고 프랑스를 공부해보자는 마음으로 학기가 끝나고 여행할 때는 프랑스 남부와 서남부 지방, 그리고 틱낫한 스님이 설립한 plum village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아일랜드 화산폭발로 인해 부활절 방학때 예매한 런던 행 비행기가 취소되서 그 돈을 환불받기도 하고 여러가지 우여 곡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한국에서나 프랑스에서나 공부보다는 여행했던 기억이 더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여행하는 동안 배웠던 프랑어를 쓸 수있어 기쁘기도 했지만, 내 실력을 적나라하게 알게되어 이대로 한국으로 가는 것이 조금은 부끄럽고 아쉬운 마음도 컸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배웠던 것을 잊지말고 계속 공부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원글작성일 2010-07-15 15:19: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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